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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보존 2026. 02. 26.

치아가 깨졌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는 이유 — 균열 판단의 기준

느즈막한 오후, 진료실 창으로 운정호수공원 쪽 빛이 길게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손을 씻고 있었습니다. 수돗물 온도가 미지근해지는 계절. 장갑을 끼려는데 접수대에서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들렸습니

치아가 깨졌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는 이유 — 균열 판단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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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이야기

느즈막한 오후, 진료실 창으로 운정호수공원 쪽 빛이 길게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손을 씻고 있었습니다. 수돗물 온도가 미지근해지는 계절. 장갑을 끼려는데 접수대에서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네… 이가 깨진 것 같은데요. 지금 가도 되나요?" 잠시 뒤 도착한 분은 40대 초반 남성이었습니다. 입을 손으로 가린 채 고개를 약간 숙이고 들어오셨습니다. 혀로 자꾸 한쪽을 만지는 습관이 보였습니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점심에 갈비탕을 먹다가… 뭔가 딱 소리가 났어요." 가람마을 쪽에서 오셨다고 했습니다.

이미지 카드 · 치아가 깨졌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는 이유 — 균열 판단의 기준

급히 나오느라 점심도 반쯤 남겨두고 오셨다는 것을, 말투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체어에 앉자마자 주머니에서 티슈에 싼 작은 조각을 꺼내셨습니다. 하얀 조각. 손톱만 한 크기. 이것을 보는 순간, 저는 바로 치료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깨진 조각의 두께를 봅니다. 색을 봅니다. 표면이 매끄러운지, 거친지를 봅니다. 이 세 가지만으로도 균열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방향이 잡힙니다. 빨리 붙여달라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깨진 치아 앞에서 서두르면, 정작 남아 있는 치아를 더 잃습니다. 조각보다 중요한 것은 남은 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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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이거 본드로 붙이면 안 되나요?" 이 질문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깨진 조각이 깔끔하면 더 그렇습니다. 퍼즐처럼 딱 맞을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다른 계산이 돌아갑니다. 이 조각이 떨어진 이유가 뭘까. 충격 때문일까, 아니면 안쪽에서 이미 금이 가고 있던 걸까. 조각을 다시 붙이면 겉은 원래대로 보이겠지만, 속에서 진행 중인 균열을 가려버리는 셈이 됩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깨진 조각을 접착하고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3년이 지난 뒤 내원하셨을 때, 접착면 안쪽으로 균열이 잇몸 아래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보존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긴 뒤였습니다. 붙이는 것이 나쁜 치료는 아닙니다. 다만, 붙이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확인을 건너뛰면, 치료가 아니라 은폐가 됩니다. 저는 대답을 바로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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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에도 결이 있습니다 치아가 깨졌다고 하면 대부분 한 가지 상황만 떠올립니다. 딱딱한 걸 씹다가 조각이 떨어지는 장면. 하지만 균열은 종류가 다릅니다. 나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과, 줄기에 세로로 금이 간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가지는 잘라내면 되지만, 줄기의 금은 나무 전체의 구조를 흔듭니다. 치아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의 법랑질만 떨어진 경우, 이것은 가지가 부러진 것에 가깝습니다. 안쪽 상아질까지 금이 이어진 경우, 줄기의 균열입니다. 잇몸 아래 뿌리까지 내려간 경우, 그 나무는 이미 갈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언제 보존하는가. 균열이 법랑질 안에 머물러 있고, 씹을 때 통증이 없으며, 차가운 것에 일시적으로만 반응할 때. 이때는 날카로운 부분만 다듬고 경과를 지켜봅니다. 언제 치료가 필요한가. 금이 상아질을 넘었거나, 씹을 때 찌릿한 통증이 반복되거나, 특정 방향으로 물 때만 아픈 경우. 케이스에 따라 레진 수복, 온레이, 크라운이 필요할 수 있고, 신경까지 도달했다면 신경치료가 선행되기도 합니다.

Q. "깨진 치아는 무조건 크라운을 씌워야 하나요?"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크라운은 남아 있는 치아 벽이 얇아서 씹는 힘을 버틸 수 없을 때 선택합니다. 벽이 충분히 남아 있다면, 감싸는 것보다 채우는 것이 치아를 덜 깎는 방법입니다. 저는 항상 '이 치아가 크라운 없이 5년을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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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직후 시간이 판단을 바꿉니다깨진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보존입니다. 깨진 조각이 있다면 식염수에 담아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른 티슈에 싸면 조각 표면의 세포가 빠르게 손상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치아를 건드리지 않는 것입니다. 혀로 계속 만지거나, 깨진 쪽으로 음식을 씹거나, 차가운 물로 확인하듯 헹구는 행동. 이 모든 것이 균열을 조금씩 더 벌립니다.

Q. "금만 가고 안 깨졌으면 그냥 둬도 되나요?"금의 깊이에 따라 다릅니다. 법랑질 안에 머물러 있으면 당장 치료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관찰합니다. 하지만 씹을 때 특정 부위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된다면, 그 금은 깊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방치가 아니라 관찰이고, 관찰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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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철 원장의 깊은 생각

호수공원 너머로 해가 기울고, 진료실에 긴 그림자가 내려앉는 시간. 방금 그 치아를 다시 떠올립니다. 깨진 조각은 협측 교두 한 부분이었고, 남은 벽의 두께는 약 1.5mm. 금은 상아질 초입까지만 확인되었고, 냉자극 반응은 일시적이었습니다. 신경 쪽은 정상 범위. 크라운을 권할 수도 있었습니다. 씌우면 당장은 안심이 되니까요. 환자분도 아마 그 말을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1.5mm의 벽이 건강하다면, 그 벽을 더 깎아서 크라운을 씌우는 것이 과연 이득일까. 레진으로 채우고, 교합을 조정하고, 3개월 뒤 다시 확인하는 것. 그것이 이 치아에게는 더 긴 시간을 주는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확신이란 건 없습니다. 3개월 뒤에 금이 더 깊어져 있으면 그때는 크라운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설명드렸고, 환자분도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일단 지켜보겠습니다"라고 하셨을 때, 그 말이 신뢰인지 불안인지 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내가 과한 건 아닐까. 깎으면 간단한 걸 왜 이렇게 돌아가느냐고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마흔 초반입니다. 이 어금니로 앞으로 30년은 더 씹어야 합니다. 주말에 아이와 삼겹살을 굽고, 명절에 갈비를 뜯고, 출근길 아침에 사과를 베어 물어야 합니다. 지금 한 시간을 아끼려고 치아를 더 깎는 것은, 그 30년에서 시간을 빼앗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멈춥니다.

빠른 답 대신, 이 치아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의 폭을 먼저 계산합니다. 치료는 문제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남아 있는 구조가 가장 오래 제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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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시작하는 작은 변화 오늘 진료 받은 그분은 아마 저녁에는 부드러운 것을 드실 겁니다. 며칠은 조심하다가, 일주일쯤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씹기 시작하겠지요. 그때가 중요합니다. 첫째, 씹는 방향을 의식해 보십시오. 대부분의 사람은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습니다. 균열이 생긴 쪽이 늘 씹던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딱딱한 음식을 씹는 순서를 바꿔 보십시오. 얼음을 깨무는 습관, 마른 오징어를 어금니로 바로 무는 습관. 치아에 순간적으로 큰 힘이 갑니다. 앞니로 잘게 나눈 뒤 어금니로 옮기십시오. 작은 순서 변화가 균열의 시작점을 줄여줍니다.

셋째, 밤에 치아를 꽉 무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뻐근하거나 관자놀이가 무겁다면, 수면 중 치아 악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기 전에 "입술은 붙이고 치아는 떨어뜨린다"고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혀를 입천장에 가볍게 대면, 위아래 치아 사이에 자연스러운 틈이 생깁니다. 치아가 깨지는 것은 갑작스러운 사건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오랜 습관이 조용히 쌓인 결과입니다. 작은 균열이 알려주는 것은 치아 상태만이 아닙니다. 내가 매일 어떻게 씹고, 어떻게 힘을 주고, 어떻게 잠들었는지를 알려줍니다.

2026. 02. 26. 네이버 블로그 '대표원장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과 이미지 카드 보기 ↗

자연치아보존예시 원고

이 치아, 살릴 수 있을까요?

남아 있는 치아와 뿌리, 잇몸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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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배경에 핀 코스모스 꽃
Rooted In Care.

칼럼 디자인을 위한 예시 원고이며, 실제 원장 작성 글이 아닙니다.

치아를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보존 가능성은 현재 치아와 뿌리, 주변 잇몸을 다시 살펴 판단합니다.

01

남아 있는 치아부터 살핍니다.

치아의 어느 부분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남길 수 있는 치아 조직은 어떤지 확인합니다. 불편한 곳만이 아니라 주변 치아와 기존 치료도 함께 살핍니다.

이전에 검사하거나 치료받은 자료가 있다면 상담할 때 준비해 주세요. 현재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02

뿌리와 잇몸도 함께 확인합니다.

보이는 치아의 모양만으로 보존 가능성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치아의 뿌리와 주변 조직, 씹을 때의 맞물림도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한 검사를 통해 가능한 치료를 검토하고, 다시 치료해야 한다면 그 이유와 범위를 설명합니다.

03

가능한 방법과 한계를 함께 듣습니다.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안내합니다. 보존이 어려운 경우에는 그 이유와 이후 선택지를 설명합니다.

상담에서는 남길 수 있는 부분, 필요한 치료 범위, 치료 후 관리에 관해 물어보세요. 개인의 치료계획은 검사와 상담을 거쳐 정합니다.

함께 궁금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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