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보존 2026. 01. 12.
예방은 평균이 아니라,각자의 속도 입니다.
지난주 화요일 오후였습니다. 연초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진료실이 차분히 돌아가던 날이었죠. 그날 들어오신 한 환자분의 얼굴에서 저는 작은 망설임 같은 걸 느꼈습니다. 몇 달 전 정기검진에서는 특별한

이 글의 이야기
지난주 화요일 오후였습니다. 연초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진료실이 차분히 돌아가던 날이었죠. 그날 들어오신 한 환자분의 얼굴에서 저는 작은 망설임 같은 걸 느꼈습니다. 몇 달 전 정기검진에서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해 보이지 않았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자에 앉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원장님, 양치를 대충한 것도 아닌데요. 요즘 들어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요. 지난번엔 괜찮다고 하셨잖아요.”

구강 상태를 하나씩 살펴보니, 잇몸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만한 변화들이 보였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확인이 필요해 보였고, 차분히 상태를 설명드리며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분께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조금 길었을 수도 있겠구나.
잇몸이 비교적 민감한 분이거나, 최근 스트레스나 생활 리듬의 변화가 있었던 경우라면 구강 환경도 그만큼 빠르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20년 넘게 환자분들을 만나며 느끼는 건 늘 비슷합니다. 예방의 간격은 ‘평균’보다 각자의 상태에 더 가깝다는 점입니다. “정말 그렇게 자주 와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요, 정말 3개월마다 와야 하나요? 솔직히 좀 부담돼서요.” 환자분들께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모든 분이 같은 간격으로 치과에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분은 1년에 한 번 점검으로도 큰 문제가 없고, 어떤 분은 조금 더 짧은 간격으로 관리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는 비용이나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침 분비량이나 치석이 쌓이는 속도, 잇몸의 반응, 생활 습관처럼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 판단하게 됩니다. 야근이 잦아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분과,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분의 구강 환경이 같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몇 개월마다 오셔야 합니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함께 정해보자고 말씀드립니다.

예방치과에 대해 자주 듣는 오해들“스케일링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던데요?” 아주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스케일링 후에 그렇게 느끼시는 분도 계십니다. 다만 치아가 벌어졌다기보다는, 그동안 치아 사이를 메우고 있던 치석이 제거되면서 원래의 상태가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석을 오래 방치하면 잇몸에 점진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관리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스케일링은 치아를 상하게 하는 시술이 아니라, 잇몸 상태를 지켜보기 위한 기본적인 예방 과정에 가깝습니다.
“지난번엔 이상 없다더니 왜 또 보자고 하나요?”
‘이상 없다’는 말은, 그 시점에 당장 치료가 필요한 문제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구강 상태는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변합니다. 초기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다가, 어느 순간 분명한 신호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전 기록과 현재 상태를 비교해보며, 작은 변화라도 있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봅니다. 이런 과정이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치료를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서 열심히 닦으면치과 안 와도 되지 않나요?” 양치는 정말 중요합니다. 다만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까지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은 집에서의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점검으로 보완해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드는 생각 예전에 연수 과정에서 보았던 한 자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관리 전후를 비교한 사진이었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컸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방은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방어선일 수 있겠구나.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위생 관리나 진료 환경도 기본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환자분들께서 조금이라도 안심하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네 주치의로서 드리고 싶은 말
진료를 하다 보면 가끔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이 말을 꺼낼 때입니다. 자연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치료라도, 원래의 치아를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깎기 전에, 뽑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보고 싶습니다. 예방 중심 진료를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불필요한 치료를 권하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
그 균형을 지키는 게 주치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시작해볼 수 있는 작은 습관
하루 세 번, 특히 자기 전에는조금 더 신경 써서 양치하기 3분 정도 시간을 정해천천히 닦아보기칫솔은 상태를 보고주기적으로 교체하기가능하다면 하루 한 번치실이나 보조 도구 사용하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이어가면 됩니다.
오늘도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의 자연치아를 오래 지키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2026. 01. 12. 네이버 블로그 '대표원장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과 이미지 카드 보기 ↗


